[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 결과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된다는 결론을 내린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적극 항변에 나섰다. 삼성 측이 금감원의 회계기준 위반 지적에 대해 "향후 있을 감리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충실히 소명할 것"을 밝히면서 향후 치열한 감리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일 홈페이지 입장문을 통해 "금감원으로부터 감리와 관련한 조치사전통지서를 통보 받았다"면서 "2016년 상장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의뢰한 한국공인회계사회와 대형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의견을 받았으며 회계처리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조치사전통지서는 회계처리 위반으로 향후 제재 조치가 예상될 경우 증권선물위원회 감리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하기 전 위반사실 및 예정된 조치 내용을 해당 회사와 감사인에게 안내하는 절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자회사 회계처리는 2015년 결산실적 반영시 IFRS(국제회계기준)에 의거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 회계처리 한 것"이라면서 "이런 회계처리에 대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적정하다는 의견을 받은 바 있으며 문제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특혜 상장 의혹 관련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지만, 금감원의 감리 결과 분식회계 혐의로 결론이 나면서 긴급회의를 여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 측은 당초 금감원 감리 결과를 통보받고 "향후 감리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충실히 소명할 것"이라는 입장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으로 갈음하려고 했다. 그러나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회사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삼성 측이 이처럼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은 ‘고의적’ 회계부정으로 결론 날 경우 최대 위반금액의 20%를 과징금으로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번 논란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게 불거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2016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금감원의 감리를 통과했기 때문에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금감원이 특별감리를 통해 가장 문제를 삼은 부분은 2014년까지 종속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장 직전인 2015년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 평가이익이 순이익(영업외이익)에 1회성으로 반영되면서 순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2011년 설립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삼성바이오는 상장 직전인 2015 회계연도에 1조9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성과가 가시화됨에 따라 합작사인 미국 바이오젠이 '콜옵션 대상 지분의 가치가 콜옵션 행사 가격 보다 큰 상태'에 해당하게 돼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은 행사를 통해 충분한 효익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이에 따라 바이오젠의 콜옵션은 실질적인 권리에 해당하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해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실제 바이오젠은 지난 4월 24일 2018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조만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콜옵션은 오는 6월말이 만기로 알려져 있다. 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15년 말, 2016년 초 한국과 유럽 시판 승인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가치가 상승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 측은 이달 예정된 감리위원회 심의,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등 모든 절차에 충실하게 임하는 한편 회계기준에 위반사항이 없었다는 사실을 적극 소명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 측은 앞서 금감원의 감리와 회계법인의 적정의견을 받은 바 있어 향후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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