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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종식 불가능 코로나, 백신 개발 패러다임조차 바꾼다"
등록 : 2020-04-15 10:59
초대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장 성백린 연세대 교수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 초대 단장에 선임된 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가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제2공학관 교수 연구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성 단장은 “코로나19가 상시 유행하는 계절병으로 정착될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예산을 우선 책정해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00만명을 넘어서고 사망자가 12만명에 육박하는 현시점에 전 인류가 손꼽아 기다리는 것은 예방 백신과 전문 치료제의 개발이다. 특히 건강한 사람에게 사용해 감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백신 개발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각국 정부와 연구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백신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 정부도 오는 7월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을 출범하고 코로나19를 비롯한 주요 감염병의 백신 후보물질 발굴부터 사람 대상 임상시험 연계까지 전주기 연구개발 지원 계획을 밝혔다.

최근 사업단 초대 단장에 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가 선임됐다. 성 단장을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제2공학관 교수 연구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그는 첫 일성으로 “코로나19가 백신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했다.

-중책을 맡았다.

“큰 책임감을 느낀다. 감염성 질환 관련 백신 개발은 깨끗한 물 다음으로 투자 비용 대비 보건 효과가 높은 방법이다. 백신은 수십년 동안 다양한 질병의 종식 또는 관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수년간 정부 차원에서 감염병 예방 관련 투자 방안을 고심한 끝에 올해 사업단을 출범하게 됐다.”

-어떤 일을 하나.

“백신의 국산화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백신은 28종이다. 이 가운데 자체 생산 가능한 백신은 10여종에 불과해 자급능력이 40% 미만이다. 사업이 완료되는 10년 후 자급률을 80%로 끌어올릴 것이다. 국가필수예방접종 백신 3종, 미래 대응형 백신 5종을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연구 2단계(임상2상 완료)까지로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코로나19는 8종의 목표 백신에 없었는데, 시급성을 감안해 예산을 우선 책정해 개발을 지원할 것이다.”

-코로나19 유행 언제까지 갈까.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이번 코로나19까지 지난 20년간 3번의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이 있었다. 유행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확산 속도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자면 코로나19가 상시 유행하는 계절병으로 정착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토착화된 독감(인플루엔자)과 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 그렇다고 겨울에 변종이 훨씬 더 많은 인플루엔자가 자리를 내어주진 않을 것이다. 다른 계절, 예를 들어 봄이나 가을에 코로나가 독감과 서로 사이클을 이루면서 상시화될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이를 예측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

-발원지였던 중국에선 벌써 종식 얘기가 나온다.

“사스나 메르스처럼 코로나19도 언젠가 종식이 되리라 본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자체는 모습을 바꿔 계속 출현할 것이다. 유행 주기로 봐서 2~3년 내에 ‘코로나 X’가 등장해 또다시 팬데믹을 부를 수 있다. 코로나는 RNA 유전자를 갖고 있어 복제과정에 돌연변이가 잦고 백신을 회피하는 새로운 변종 발생 확률이 높다. 움직이는 화살을 쏘아 맞히기 어렵듯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종식은 불가능할 것이다. 결국 변종 코로나에 대응하는 백신을 상시로 개발해 전 지구적으로 접종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국내외 코로나19 백신 개발 동향은.

“전 세계적으로 5건의 사람 대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거나 계획돼 있다. 3건은 미국과 중국에서 이미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가장 앞선 방식이 유전자백신이다. DNA나 RNA 같은 바이러스 유전자를 인체에 직접 넣어 항원 단백질을 만들게 하고 그에 대응하는 항체가 생기도록 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60여건의 임상 전 연구도 진행 중이다. 국내는 해외에 비해 다소 더디지만 2개 기업이 개발한 DNA백신이 5월 초에 영장류 실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 방식의 단백질항원 백신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국내의 경우 아직 임상시험 진입 사례는 없다. 백신 개발까지는 1~1년6개월 정도 걸릴 것이란 낙관적 견해가 있는 반면 10년 넘게 걸릴 것이란 전통적 의견도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빠른 개발과 상용화 위한 제도적 지원책은.

“안전성이 이미 확보된 백신개발 플랫폼 기술을 사용할 경우 독성시험 면제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기존 백신의 경우 1상, 2상, 3상 임상시험을 단계별로 진행했으나 이를 동시적으로 진행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 이전에는 백신의 안전성 확보가 주요 이슈여서 오래 걸렸는데, 이런 전통적 개발 혹은 인허가 방식에서 벗어나 신속개발, 긴급 사용을 통해 더 큰 사회적 가치 실현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제약사가 수익성을 이유로 개발을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업성이 부족해 개발을 포기하거나 중단할 수 있음을 감안해 적어도 두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모든 연구개발비를 정부가 주도적으로 투입해 개발사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둘째, 개발된 백신을 국가가 직접 구매·비축을 보증함으로써 개발비 보상을 받게 하는 것이다. 아울러 국제펀드에 정부 자금을 투입해 공공적으로 중요한 백신을 공동 개발, 공동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지난해 백신 개발을 목적으로 빌게이츠재단과 한국 정부, 5개 제약사가 공동 출자해 만든 500억원 규모의 국제기금인 ‘라이트 펀드(RIGHT FUND)’를 예로 들 수 있다. 정부는 이 기금을 1000억원으로 늘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긴급 사용할 방침이다. 3년 전 세계 10개국과 빌게이츠재단이 출자해 발족한 1조원 규모의 국제감염병혁신연합(CEPI)기금에 한국 정부의 공동 참여도 필요하다.”

글·사진=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출처:https://news.v.daum.net/v/20200415040409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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