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에 따른 주변 발파와 싱크홀 가능성이 지목되면서 전문가들은 땅속탐사레이더(GPR)을 투입해 정확한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 "폭삭 무너졌다면 싱크홀 의심해야"… 정밀감식 필요

4일 오전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합동정밀감식을 진행했지만 폭발과 화재가 붕괴원인이 아니라는 것 외에는 뚜렷한 원인은 아직 결론내지 못했다.

사고 당일인 전날 소방당국은 "스스로 무너진 것으로 보고 원인을 찾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무너진 건물이 1966년에 세워진 노후 건물이라는 설명이 덧붙었을 뿐이다.

전문가와 주민들은 건물이 오래됐다 해도 한 번에 무너져 내린 것은 단순 노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노후로 균열이 생겼다면 균열 부위부터 건물이 서서히 무너지지만 "순식간에 넘어갔다"는 증언으로 보아 지반침식, 즉 '싱크홀'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2014년 '석촌동 지하차도 씽크홀 사고' 당시 조사단장을 맡았던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토목공학과 교수는 부동침하로 기초가 주저앉아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지반 침하가 생기면 기둥이나 보 사이에 균열이 생긴다"며 "전체적으로 힘을 받쳐주는 주 구조물이 힘의 균형 상태가 무너져 주저앉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근처 대규모 공사에 대해서도 "공사장에서 지하 터파기 공사로 지하수가 빠져나오면 물만 나오는 게 아니고 흙, 모래도 함께 나온다"며 "도로나 건물 밑에 커다란 구덩이가 단숨에 만들어지게 돼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실제 사고현장 인근에는 성인 남성 주먹 두 개 크기의 구멍이 있었다. 구멍 밑으로는 무너져내린 콘크리트가 박혀있는 상태다.

여기에다 사고 건물이 무너질 당시 신축공사 현장 방향으로 넘어졌는데 이 역시 지반이 약해진 방향으로 넘어졌다는 설명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구청 "싱크홀 장비 투입 계획 없다"…커지는 주민 불안감

사고 건물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점심시간에도 발파작업이 이뤄져 좀 멈춰달라고 했을 정도"라며 "지난해 건물에 시멘트를 다시 발랐지만 어느새 금이 가버려 결국 발파작업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여러 원인이 나오면서 박 교수는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GPR(땅속탐사레이더) 장비를 투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GPR을 통해 사고현장 지반의 동공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청 측은 "GPR 투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인근 공사현장 시공사가 '지하 수위계'로 지하수 변화를 측정해 GPR은 따로 투입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사고 건물 세입자들이 사고 전 이상징후를 보고 구청에 신고했지만 답변이 없었다는 '민원 묵살' 의혹에 대해 용산구청은 "5월 9일 민원이 들어와 다음날 주무관이 나갔다"며 "건물주에게 시정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민원을 제기한 주민에겐 따로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사고 당일 민원이 없었다는 발표를 스스로 뒤집은 셈이다.

[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0hoon@cbs.co.kr

출처:http://v.media.daum.net/v/20180605050305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