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시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포럼 공존과 미래’ 창립총회에서 기념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구갑)이 7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역주의 타파’를 주창했지만 TK(대구·경북) 출신 야권 대선 후보의 한계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민주당 당원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다”며 “꿈을 담지 못했다. ‘공존하는 나라, 상생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저의 도전은 끝내 국민의 기대를 모으지 못했다. 시대적 요구와 과제를 감당하기에 부족함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고 묵묵히 도와 준 동지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 제가 평생 갚아야 할 빚”이라며 “촛불 시민혁명의 염원을 정치를 통해 이루려 했던 제 꿈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분열이 아니라 통합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흩어진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정치권의 노력을 마지막 호소로 올리며 이만 물러난다”고 덧붙였다.

4선의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갑’에서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꺾으며 ‘지역구도 극복’의 상징으로 떠오르며 잠룡으로 부상했지만, 최근 지지율 부진에 장고를 거듭해 왔다.

대구시장 선거를 비롯해 3수(修) 끝에 국회에 다시 입성한 김 의원은 대권가도에 한 발 다가선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TK 출신 야권 후보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박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야당이지만 대구 출신 후보가 대구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한계가 김 의원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TK 정서를 외면한 채 진보 성향의 정책 개발에만 나설 수 없다보니 진보와 보수 양 진영 모두에서 환영을 받지 못한 것이 결국 지지율 1~3%에 머무르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이를 극복하기 위한 김 의원의 야권 ‘공동 정부’ 제안마저도 힘이 실리지 못하면서 ‘중도하차’라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의 중도하차로 민주당 경선은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의 3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내 후보별 득실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김 의원이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비슷한 성향을 보이고 또 이재명 성남시장과 함께 야권 공동경선을 주장해 온 점 등을 감안하면 김 의원을 지지하던 표심이 안 도지사와 이 시장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