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는 무려 40여 년을 이어온 시리즈다. 신화적인 주제와 큰 스케일, 독특한 설정 등이 한데 모인 방대한 세계다. 그만큼 팬들의 기대와 실망도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하고, 호불호에 대한 논쟁도 끊이지 않는다. 스타워즈 팬들 사이에서 많은 이야깃거리를 낳았던 시리즈 최고, 최악을 몇 가지 모아봤다.

1. 스타워즈 최고 vs 최악의 에피소드

BEST :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

전체 시리즈에서는 5번째, 오리지널 3부작의 2번째에 해당하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은 오리지널 3부작뿐만 아니라 전체 에피소드 중에서도 이견 없이 최고로 꼽힌다. 사실상 이 거대한 시리즈를 전설의 반열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 속편이 성공하기 힘들다는 징크스를 완벽하게 깬 것은 물론이고 스토리 면에서도 획기적이었다. 시리즈 역사상 최고의 대사 “I’m Your Father”가 바로 이 에피소드에서 등장했다. 조지 루카스는 이 에피소드부터 직접 감독을 맡는 대신 노련한 연출자 어빈 커슈너를 기용했는데, 이 선택이 그야말로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WORST :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이 나왔을 때 팬들의 기대는 상상을 초월했다. 클래식 3부작 이후 무려 16년 만에 돌아오는 프리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피소드 7에 해당하는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전까지는 시리즈 가운데 가장 기록적인 흥행을 남긴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흥행과 상관없이 내용과 완성도 면에서는 팬들과 비평가들 모두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준 괴작이자 망작. 단순하다 못해 유치한 스토리, 무슨 의도로 넣었는지 누구도 이해 못할 캐릭터, 배우들의 발연기, CG의 과도한 사용 등 이 영화에 대해 지적되는 문제점은 셀 수도 없다. 팬들 사이에서는 ‘굳이 볼 필요 없는 에피소드’ 정도로 치부되는 중.

2. 스타워즈 최고 vs 최악의 캐릭터

BEST : 다스 베이더

번거롭게 굳이 확인할 필요도 없다. 몇 가지 수식어만 대도 충분하다. 스타워즈 시리즈 최고의 인기 캐릭터이자 SF 영화사상 최고의 인기 캐릭터. 수없이 패러디된 전설의 명대사와 반전의 주인공. 영화 역사 전체를 통틀어 봐도 최고의 악역 투표에서 3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그야말로 악의 카리스마 덩어리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단순히 ‘나쁜 놈’이 아니라 구구절절 매력적인 사연과 개성을 지닌 입체적인 악당이다. 사실상 시리즈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다스 베이더의 연대기라고 봐도 과장이 아니다.

WORST : 자자 빙크스

에피소드 1부터 3까지 등장하는 자자 빙크스는 시리즈 사상 최악의 캐릭터이자 진정한 악당으로 불린다. 정신 사나운 대사와 방정맞은 품행, 괴상한 외모, 앞뒤가 없는 행동과 온갖 민폐 등등 존재 자체가 폭탄이다. 자자 빙크스에 대한 골수 팬들의 감정은 단순히 ‘싫다’ 정도로 설명되는 수준이 아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자자 빙크스가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광선검에 절단나기를 바라는 팬들의 서명운동까지 있었다. ‘스타워즈의 아버지’ 조지 루카스가 야심차게 창조한 캐릭터라는 점에서 그의 안목을 다시 한 번 의심하도록 만드는 흑역사.

3. 스타워즈 최고 vs 최악의 캐스팅

BEST : 해리슨 포드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절정의 카리스마 캐릭터가 다스 베이더라면, 가장 인간적이고 다채로운 매력이 있는 캐릭터는 한 솔로다. 오리지널 3부작에서도 주인공인 루크 스카이워크의 인기를 훨씬 뛰어넘는다. 그리고 양아치 같고 시니컬하면서도 간지 나고 유머러스한 한 솔로의 역할을 해리슨 포드처럼 해낼 수 있는 사람은 단언컨대 없다. 특히 에피소드 5에서 제국군에게 붙잡혀 탄소냉동되기 전, “I Love You”라고 말하는 레아 공주에게 “I Know”라고 대답하는 애드립은 초대박 히트를 친 명장면.

WORST : 헤이든 크리스텐슨

<스타워즈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에서 빛나는 비주얼을 무기로 아나킨 스카이워커 역에 발탁됐지만, 스타워즈 팬들에게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긴 인물. 장차 다스 베이더로 거듭날 최고의 캐릭터를 맡아 최악의 발연기를 유감없이 선보이는 세계구급 임팩트를 남기며 유명해졌다. 영어책 읽기 수준의 대사처리는 영어권 국가가 아닌 관객들도 뒷목을 잡을 정도. 게다가 희대의 망작 에피소드 1보다 약간 나은 수준으로 평가받는 에피소드 2의 막장 시나리오는 그의 발연기와 시너지를 일으켰다. 골든라즈베리 최악의 남우조연상도 두 번이나 수상했다.

페이퍼백 에디터 | 최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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