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주, 베르나르 베르베르, 조너선 프랜즌 등 스타 작가들이 돌아왔다. 지난해 부진의 늪을 빠져나온 문학 장르가 대형 작가들의 귀환으로 올해도 그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교보문고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도서 판매량 중 소설 분야 점유율은 10.1%로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소설책 판매액도 전년 대비 13.9%가 늘었을 정도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일단 조남주다. '82년생 김지영'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조남주 작가는 한 권의 책으로 지난 한 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2년만에 선보이는 '그녀 이름은'(다산책방)은 열세 살 은서, 스물아홉 은순, 서른여덟 지선, 일흔둘 성례까지 전작 '82년생 김지영'에서 다 하지 못한 수많은 '그녀'들의 이야기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그녀 뿐 아니라 엄마의 간호를 도맡은 미혼의 그녀, 열정페이를 강요받는 비정규직의 어린 그녀, 손자손녀를 양육하는 노년의 그녀까지, 10대부터 70대까지 지금 대한민국을 살아내고 있는 '그녀'들의 이야기는 좀 더 뜨거운 눈물과 땀내가 묻어난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60명의 '그녀'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엮어냈다. 조 작가는 "아홉살 어린이부터 예순아홉 할머니까지 60여명의 여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 목소리에서 이 소설이 시작됐다. 흔하게 일어나지만 분명 별일이었고 때로는 특별한 용기와 각오, 투쟁이 필요한 일들도 있었다. 특별하지 않고 별일도 아닌 여성들의 삶이 더 많이 드러나고 기록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작가의 여정은 이제 시작인 듯하다. "이게 엔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야기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될 것이다."
'현존하는 미국 최고의 소설가'라는 타이틀에 빛나는 조너선 프랜즌의 신작 '순수'(은행나무)도 독자들과 만난다. 조너선 프랜즌의 5번째 장편소설 '순수'는 도덕적으로 혼란한 시대, 인간이 꿈꾸는 순수한 이상과 그와 대비되는 냉혹한 현실을 겪어내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젊은 여성의 성장 스토리다.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뉴욕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책 1위, '워싱턴포스트' 올해의 책 1위에 선정됐다.
580여쪽에 달하는 두꺼운 이 책을 이끄는 중심 사건은 '살인'이다. 현대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남미 볼리비아의 비밀스러운 계곡,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기 전 동독, 1960년대 뉴욕, 다시 현재의 캘리포니아로 돌아오기까지 숨가쁘게 휘몰아친다. 과거 누군가에 의해 모종의 살인이 일어났으며, 그것을 은폐.조작해야 할 상황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여러 등장인물들의 스토리가 짜맞춰지면서 숨겨진 복선이 드러나는 구도는 꽤 두꺼운 분량임에도 지루함 없이 책을 일어낼 수 있게 한다.
프랑스보다 한국에서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신작을 내놨다. '고양이'(열린책들)는 제목 그대로 주인공 고양이의 시각에서 인간 문명을 바라본 작품이다. 파리에서 살고 있는 암고양이 바스테트, 옆집으로 이사온 고양이 피타고라스, TV 화면으로 접한 인간 세계 등 '개미'에서 익히 경험했듯 인간이 상상하기 어려운 생물의 시각에서 바라본 인간 중심주의의 문제점을 진지하게 꼬집는다. '개미'에서 시작된 그의 인간 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은 이 책에서 좀 더 성숙된 모습을 보여준다. 프랑스에서는 지금까지 30만부가 판매되며 지난해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잠'보다 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