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이균진 기자 =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까지 촉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비선실세' 최순실씨(62) 재판의 판결문이 박근혜 전 대통령(66) 재판의 증거로 채택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20일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검찰 측은 지난 13일 선고된 최씨 재판의 판결문을 증거로 제출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증거 사용에 동의는 하지만 검찰의 입증 취지는 부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측이 모두 동의함에 따라 재판부는 최씨 재판의 판결문을 증거로 채택했다.

지난 13일 최씨의 1심 재판부는 재단 출연 강요와 뇌물 등 박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에 있는 공소사실을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국정농단의) 주된 책임은 헌법상 책무를 방기하고 이를 타인에게 나눠준 대통령과 이를 이용해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한 최씨에게 있다"며 이들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특히 재판부는 출연 기업 등을 청와대에서 정했다는 점 등을 들어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 주체를 청와대로 규정했다. 최씨가 삼성에서 받은 승마지원금도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한 뇌물로, 박 전 대통령과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이런 판단 등을 토대로 재판부는 최씨에게 징역 20년의 중형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하고 72억9427만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도 이런 사실을 참고해 최씨의 판결문을 근거로 박 전 대통령의 혐의에 대해 판단할 가능성이 더욱 짙어졌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재판부와 최씨의 재판부는 모두 형사합의22부로 같다.

이 밖에도 이날 재판부는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해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최씨에 대한 증인 채택을 철회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구속기한을 고려해 다음 주 쯤 변론을 종결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통상 결심공판을 연 후 3주쯤 뒤에 선고기일을 잡는 점을 감안하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는 이르면 3월 말에서 4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추가 구속영장 만기일이 4월16일인 만큼 늦어도 그 전에는 선고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