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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읽던 책을 목소리로 만나다…성남 중학생들의 특별한 여름 독서교실
등록 : 2026-07-21 12:36
성남여중·창성중·태평중 학생들, 22~23일 연합 독서교실 참여
그림책 팝업북 만들기부터 현직 성우와 함께하는 낭독 수업까지
읽기·말하기·듣기를 연결하며 책과 가까워지는 시간
포스터=경기도교육청성남도서관

[한국독서교육신문 김현주 기자]

혼자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것만이 독서의 전부는 아니다. 마음에 남은 문장을 소리 내어 읽고, 친구의 목소리로 다시 들으며 한 권의 책을 새롭게 만날 수도 있다.

성남 지역 중학생들이 이번 여름, 눈으로만 읽던 책을 자신의 목소리로 표현하는 특별한 독서 경험에 나선다.

경기도교육청성남도서관은 7월 22일부터 23일까지 성남여자중학교·창성중학교·태평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2026년 여름 연합 독서교실'을 운영한다. 올해 독서교실의 주제는 '여름아, 읽자! 소리 내어 읽자!'다.

이번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쓰는 익숙한 활동을 넘어, 책을 직접 만들고 소리 내어 읽으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선물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청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이 힘을 모으고, 사서교사와 현직 성우가 수업에 참여해 독서의 즐거움을 보다 입체적으로 전한다.

첫날인 22일에는 학생들이 경기도교육청성남도서관을 찾아 다양한 체험 활동에 참여한다.

오전에는 읽고 난 그림책을 활용해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그림책 업사이클링 팝업북 만들기'가 진행된다. 학생들은 그림책 속 장면과 문장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르고 재구성해, 책장을 펼치면 이야기가 입체적으로 살아나는 팝업북을 완성한다.

이미 만들어진 이야기를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손으로 다시 표현하는 과정이다. 한때 책장 한편에 머물렀던 그림책은 학생들의 상상력을 만나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오후에는 도서관 청소년 공간 '꿈'에서 편안하게 책과 문화를 즐기는 '북캉스'가 이어진다. 학생들은 머그컵과 에코백, 열쇠고리 등을 만들고 만화와 웹툰을 감상하며 도서관 곳곳을 경험한다. 보드게임과 가상현실 체험도 마련돼 있다.

정해진 자리에 앉아 책을 읽는 방식에서 벗어나 도서관을 둘러보고, 만들고, 쉬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학생들에게 도서관이 공부를 위해 찾아가는 조용한 공간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관심과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친근한 문화공간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둘째 날인 23일에는 창성중학교에서 이번 독서교실의 중심 프로그램인 낭독 수업이 펼쳐진다.

최은하 창성중학교 사서교사는 학교도서관에서 운영해 온 낭독 수업 사례를 소개하고, 학생들과 함께 글을 소리 내어 읽는 방법을 나눈다. 이어 KBS 송정희 성우가 호흡과 발성, 발음 등 낭독의 기본기를 지도한다.

학생들은 문장을 단순히 큰 소리로 읽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쉼표와 마침표에서 어떻게 호흡해야 하는지, 어떤 단어에 힘을 주어야 의미가 잘 전달되는지, 등장인물의 감정을 목소리에 어떻게 담아낼 수 있는지를 직접 배운다.

낭독은 문장을 천천히 살펴보게 한다. 눈으로 읽을 때 무심코 지나쳤던 낱말도 입 밖으로 꺼내면 뜻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문장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듣는 사람에게 내용을 전달하려면 글의 의미와 분위기를 충분히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친구의 낭독을 듣는 경험 역시 중요하다. 같은 문장도 읽는 사람의 목소리와 호흡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해석과 친구의 해석을 비교하며 책을 보는 시야도 넓힐 수 있다. 읽기와 말하기, 듣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독서교육이다.

중학생들에게 독서는 때때로 수행평가나 교과 학습을 위한 과제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정해진 책을 읽고 결과물을 제출하는 활동이 반복되면 책을 읽는 즐거움보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이 앞설 수 있다.

이번 연합 독서교실은 그러한 부담을 잠시 내려놓게 한다. 학생들은 그림책을 자르고 붙이며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하고, 자신이 고른 문장을 목소리에 담아 친구들에게 들려준다. 책의 내용을 정답처럼 확인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야기를 해석하고 표현하는 주체가 되는 것이다.

교육청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의 협력도 눈여겨볼 만하다. 공공도서관이 갖춘 공간과 체험 자원에 학교도서관의 교육 경험이 더해지고, 사서교사와 전문 성우의 역량까지 연결됐다. 각각의 기관이 별도의 행사를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하나의 교육과정을 함께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기도교육청성남도서관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이 방학 동안 도서관을 보다 친숙하게 이용하고, 체험 중심의 독서활동을 통해 자기주도적인 독서 습관을 기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책은 읽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한 번 살아나고, 목소리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해질 때 또 한 번 살아난다.

이번 여름 성남의 중학생들은 책을 눈으로만 읽지 않는다. 손으로 이야기를 다시 만들고, 친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이 발견한 문장을 세상 밖으로 꺼내 놓는다. 학생들의 목소리로 채워질 도서관과 교실에서 책은 조금 더 가깝고 다정한 존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https://v.daum.net/v/2026072112112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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