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추가
회원가입 고객센터
2026.10.16 (金) 16:11
주요뉴스
 
 HOME > 뉴스 > 문화/생활 > 생활일반
부드러운 도예 감각으로 빚어낸 여성의 힘
등록 : 2025-11-05 16:30
박소은 작가 개인전 <겹과 결>
4~9일 김해 스페이스 가율서
대만·미국 등 국외 생활 중
언어 중립적이지 않음 깨달아
페미니즘 시각 작품에 응축
신체·제도 이중적 의미 시각화
9일까지 김해서부문화센터 스페이스 가율에서 박소은 작가 개인전 <겹과 결-Layered Intimacies>이 열린다. /류민기 기자

전시장에 들어서면 자물쇠·체리 컵케이크·연꽃·척추뼈 등을 형상화한 핑크빛 도예 작품으로 가득하다. 작품은 두 번 감상하기를 권한다. 먼저 전시 서문과 작가 노트를 접하지 않은 채 볼 것, 그다음으로 서문과 노트가 인쇄된 안내문을 읽고 마주할 것. 단순하지만 심오하고, 부드럽지만 강인하며, 정적이지만 정적이지 않은 힘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박소은(32) 작가가 4일부터 9일까지 김해서부문화센터 스페이스 가율에서 개인전 <겹과 결-Layered Intimacies>를 연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여는 개인전이다.

도예 작가인 박소은은 전시에서 흙이라는 재료를 통해 '변화하는 존재로서의 여성'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박 작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언어'와 '여성주의'다.

창원에서 태어나 김해서 자란 그는 영어 교사인 아버지, 문학 교사인 어머니 영향을 받아 유년기부터 언어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대만에서 도예로 석사 학위를 땄으며, 미국에서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해외에서 생활할 때도 '언어' 자체에 계속 관심을 뒀다.
4일부터 9일까지 김해서부문화센터 스페이스 가율에서 개인전 <겹과 결-Layered Intimacies>를 여는 박소은 작가. /박소은

"어렸을 때부터 어떤 말을 쓰는지, 어떤 단어를 쓰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언어가 세상을 보게 하는 좋은 도구이지만 동시에 제 생각이 말을 더럽힐 수 있다면 말도 제 생각을 더럽힐 수 있잖아요. 해외에서 대화할 때 머릿속에서 번역하는데, 그 순간 '어, 왜 이 단어를 저렇게 쓰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한국에 돌아왔을 때도 제 언어 습관을 돌아보게 됐어요."

자물쇠는 '여성의 순결'을 통제의 대상으로 비유할 때, 체리는 '순결'·'처음' 등을 성적으로 비유할 때, 연꽃은 '겉은 순수한 척하지만 속은 계산적인 여성'을 비꼬는 경우에 쓰인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영미권, 중화권에서 사용되는 어휘가 중립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박 작가는 "'수입이 짭짤하다'고 할 때는 수입이 좋다는 뜻이고, '짜다'고 할 때는 안 좋다는 뜻이다. 둘 다 짜다는 말인데, 어떤 거는 많고, 어떤 거는 적다. 이런 어감에 관해 많이 생각하고 있다"며 "미세하지만 문화를 보여주는 좋은 렌즈다. 사소한 거지만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 부분으로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9일까지 김해서부문화센터 스페이스 가율에서 박소은 작가 개인전 <겹과 결-Layered Intimacies>이 열린다. 박 작가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류민기 기자

작품은 'One Dance'와 '2 of Everything'으로 구성돼 있다. 박 작가는 작가 노트에서 "부드러움의 감각을 바탕으로 여성성과 신체, 언어와 조형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탐구하는 작업을 선보인다"며 "이들은 모두 부드러움과 단단함, 단일성과 복수성, 중심과 주변이라는 이분법 속에서 여성이 처한 구조와 그 안의 힘을 다시 바라보려는 시도"라고 못 박는다.

'One Dance'에서는 척추뼈(backbone)를 형상화한 작품을 선보이는데, 척추뼈를 성기와 살로 치환해 여성의 생명력과 힘을 조명한다. 단단한 뼈가 기능할 수 있는 이유는 함께 있는 연골·근육 그리고 그것을 감싸안은 살 등 부드럽고 유연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단단한 것에 대한 신뢰를 의심하고, 부드러운 것의 지속성과 복원력에 주목한다. 뼈와 살, 중심과 가장자리, 제도와 신체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여성의 신체가 갖는 생물학적, 사회적 이중성을 드러낸다. 이 조각들은 무정형의 괴물처럼 흔들리며, 여성의 전복적 생명력을 이야기한다."(작가 노트 중)

'2 of Everything'에서는 자물쇠·체리 컵케이크·연꽃 등 여성을 지칭하는 명사를 수집해 이중적으로 겹친 형상으로 시각화한다. 가슴·성기 등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이 단어들은 여성이 언어 속에서도 주변부에 위치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박 작가는 이를 다시 한번 뒤엎는다.
9일까지 김해서부문화센터 스페이스 가율에서 박소은 작가 개인전 <겹과 결-Layered Intimacies>이 열린다. /류민기 기자

"여성이 언어 속에서 종종 '두 번째'로 위치하는 것을 드러내는 동시에, 여성 간의 유대와 우정, 다양성, 유연함을 상징한다. 많은 언어에서 '두 얼굴'이나 '양면성'은 부정적으로 해석되지만, 이 작업 속 겹친 형상은 분열이 아닌 확장과 공존의 서사이다. 하나이면서도 둘이고, 동일하면서도 다른 여성의 정체성을 다층적으로 제안한다."(작가 노트 중)

박 작가는 석사 학위를 따고 지난해 2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서자니 먹고사는 문제에 맞닥뜨렸다고. 그는 부모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쿠팡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충당했다. 고성청년예술촌 입주 작가로 선정되기까지 8개월이라는 기간은 창작열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신진 작가이지만 국내외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그는 2024년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2023년에는 프란츠 라이징 스타 프로젝트에서 100인의 예술가에 선정됐다. 올해는 중국 징더전시 타오쉬촨 레지던시 아티스트로 참여했다.

박 작가는 "부드러움의 힘을 알리는 전시"라며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작품을 감상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인전으로 내 작품 세계가 다듬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한국에서 자리를 잡고 활동 범위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소은 작가 개인전 <겹과 결-Layered Intimacies> 포스터. /갈무리

/류민기 기자

출처:https://v.daum.net/v/20251105160505908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ys4327@hanmail.net ]
이전 위로
       
사공홍주.PNG
『화역(畫易), 주역을 그리다』
“사회에 좋은 영향 미쳐야”…도서출...
해송 이희대 문인화전
이재명 대통령 "스트레이키즈,...
아시아 최대 규모 아트페어 개막...
"솔드아웃 연연 안 한다.....
올 가을 전국 곳곳서 비엔날레..동...
올해로 25년째..진도 토요민속여...
지향 김계진작품전
서예교육의 활성화
나스카 라인
대구경북서예상 류영희·박세호씨
'유영국, 절대와 자유 展'이
‘한국미술작가명감 출품작가 초청전...
BTS '빌보드 핫1위' ...
문체부·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분석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엑스엑스' 안희연(하니...
가수 하니가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
'맛남의 광장' PD &quo...
[뉴스엔 박수인 기자] 안전한 ...
'친정엄마' 대표 잠적 ...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뮤...
사공홍주 유튜브 채널 개설
issue 게시판은 아직 생성되지 않았습니다.
회사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회원약관 고객지원센터 제휴 및 광고문의 광고안내 저작권안내 기자회원신청 기사제보 정기구독신청 다이렉트결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