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가 박희순 작가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제주신화 안내서 '신나락만나락 춤추는 신화'(한그루)를 펴냈다.
저자는 새 책에서 제주신화의 대표적인 열세 거리를 소개한다. ▲설문대할망본풀이 ▲천지왕본풀이 ▲삼승할망본풀이 ▲초공본풀이 ▲이공본풀이 ▲삼공본풀이 ▲차사본풀이 ▲세경본풀이 ▲멩감본풀이 ▲문전본풀이 ▲지장본풀이 ▲마누라본풀이 ▲칠성본풀이 등이다.
1부는 제주신화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다. 2부는 제주신화 열세 거리를 풀어냈는데, 본풀이를 이야기 위주로 재구성했다. 3부는 이 신화들 속에 담긴 의미와 상징을 짚음으로써 신화를 더 깊게 읽도록 했다. 전반적으로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정리한 점이 인상 깊다.
출판사에 따르면, 저자는 신화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자 성장 스토리라고 여긴다. 또한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오래된 지혜의 노래이기에, 신화를 읽는다는 건 과거와 현재를 잇는 행위이자, 정서적 치유가 이루어지는 순간이라고 강조한다.
섬을 만들고 한라산을 만드느라 지친 설문대할망은 밤이 되면 정신없이 쓰러져 잠이 들었어. 몸만 지친 것이 아니었어. 한 벌밖에 없는 옷도 누더기가 되어버렸어. 흙을 나를 도구가 없어 치마로 나르다 보니, 치마에는 온통 구멍이 숭숭 나 있었어. 할망은 치마에 흙과 돌을 담고 섬 이곳저곳에 작은 산들을 만들었어. 설문대할망이 지나는 곳곳마다 치마의 터진 구멍으로도 흙이 흘러내려 소복소복 쌓였어. 자그마치 360여 개의 오름이 생긴 거야. - 20쪽 가운데
지장아기새는 사람들에게 상상할 수 없는 온갖 병을 가져다주었어. 조상을 구원한 지장아기가 새가 되어 사람의 몸 이곳저곳으로 들어가면 원인 모를 병이 되어 고칠 수 없었어. 병을 사라지게 하려면 심방이 지장아기의 기구한 생애를 낱낱이 풀어 주어야 새가 파르르 날개를 떨며 몸에서 나갔어. 환자의 몸속에 깃들었던 새, 지장아기가 나간 거지. 착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가슴속에 속상한 일들이 쌓이게 마련이야. 꽁꽁 숨기고 참기만 하다 보면 죽어서도 풀 수 없는 깊은 병이 된다는 거지. 속상한 일, 슬픈 일은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며 풀면서 살아야 한다고 이 신화는 말해주고 있어. - 147쪽 가운데
저자는 책 머리에서 "제주 신화는 최근까지 굿판에서 심방(무당)들에 의해 암송되면서 전승되어 왔다. 연물 장단에 맞추어 신을 맞이하고, 춤사위로 대화를 하는 신명 나는 한마당이었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울고 웃고 춤추며 아픔을 치유하는 장이었다. 지금도 제주의 신화는 여전히 제주 사람들의 생활 속에, 마을 공동체 속에 살아있다"고 설명했다.
책의 앞부분에는 신기영 작가가 제주신화 열세 거리에 등장하는 신들을 캐릭터화해 소개한다.
저자 박희순은 제주에서 태어났으며, 제주의 자연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동시작가이다. 놀이로 체험하는 동시와 생태 동시, 제주어 동시 쓰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생태, 소멸위기 제주어를 살리기 위한 '동시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SBS교육대상과 제18회 대교눈높이 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5학년 국어 교과서에 저자의 동시가 수록됐다. 202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도서로 '나는 꽃이야, 너는?'이 선정됐다.
동시집으로 ▲바다가 튕겨낸 해님 ▲말처럼 달리고 싶은 양말 ▲엄마는 못 들었나? ▲나는 꽃이야 너는? 등이 있다. 경계존중 그림책 '똑똑똑, 선물 배달 왔어요', 제주어 동시 컬러링북 ▲엥기리젠 ▲쪼꼴락허고 아꼬운 생이 ▲꼬물꼬물 베렝이 등이 있다.
신기영 작가는 배울 예술교육 지원센터 대표 겸 K-Heritage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제주에서 학교 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