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해를 맞이해 대전시립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작호도(鵲虎圖)'를 소개한다. 이 작품은 까치와 호랑이를 그린 그림으로 호작도(虎鵲圖)라고도 부른다. 소나무 가지 위엔 두 마리의 까치가 나란히 앉아있다. 한 마리가 고개를 돌려 다른 한 마리를 바라보며 깍깍거리는 것이 기쁜 소식을 나누는 듯한 모양이다. 소나무 아래에는 커다란 호랑이 한 마리가 앉아있는데 큼직한 앞뒷발이나 화등잔만한 눈에 비해 자그마한 귀를 쫑긋거리는 것이 마치 까치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듯하다.
보기에 즐겁기도 하지만, 이러한 그림들은 새해를 맞이해 복을 부르고 화를 멀리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문이나 벽에 붙였던 주술적 용도도 가지고 있었다. 작품에 보이는 것처럼 호랑이와 까치, 소나무의 세 가지 요소가 조합되는 경우가 가장 많으나, 여기에 해가 그려지기도 하고 혹은 호랑이 대신 표범이 보이기도 한다.
어느덧 임인년 새해의 첫 보름이 다가오고 있다. 설을 맞이해 호랑이 그림을 벽에 걸고 대보름을 맞아 부럼을 깨물며 한 해의 안녕을 기원했던 조상들을 떠올리며 각자 다시 한 번 새해 소망을 빌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