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 옥계(玉溪)는 계곡의 여러 지류가 오랜 세월 동안 거대한 암반 위를 침식시키면서 형성된 폭포와 연못, 돌개구멍, 소(웅덩이) 등 독특한 경관이 계곡을 따라 연속으로 펼쳐지는 곳이다. 예로부터 이곳의 빼어난 경관은 달산면지에서도 제일가경으로 꼽는 경승지였다.
계곡의 중심에는 조선 시대 침류재 손성을(1724~1796)이 정조 8년(1784)에 지은 정자 침수정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세심대, 구정담, 탁영담, 부연, 삼귀담, 병풍대, 진주암, 학소대 등 주변 계곡과 암벽의 지형지물 37곳에 이름을 지어 '옥계 37경'이라고 불렀다. 지금도 침수정의 건너편 기암절벽에는 '山水主人孫聖乙(산수주인 손성을)'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구정담과 세심대./사진제공=문화재청
이런 옥계 일대의 아름다움은 18~19세기 여러 문인들의 시와 기문에도 묘사되어 있다. 대표적인 작품은 김정호가 1834년 제작한 전국 조선전도 청구도(보물 제1594호)다.
오늘날에도 옥계 일원에서는 산수화 같은 경관을 마주할 수 있다. 침수정 주변의 소나무가 우거진 수림 속에는 회화나무와 느티나무 등이 자리하고 있어 경관을 즐길 수 있고, 암벽 사이에는 희귀·멸종위기 식물인 둥근잎꿩의비름 자생지가 형성되어 있는 등 생태적으로도 중요하다.
조연./사진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은 6일 이러한 가치를 인정해 '영덕 옥계 침수정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앞으로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명승으로 최종 지정할 계획이다.
즐겨찾기 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