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연구원 역사문화센터(원장 홍재우)는 “올해 4월부터 조사 중인 ‘합천 중산동고분 I’이 그동안 가야 시대 무덤으로 알려져 왔으나, 지방에서 거의 확인되지 않았던 고려 시대 석실묘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중산동 고분은 4∼6세기 가야 무덤들인 옥전고분군과 거리가 약 5㎞에 불과해 그동안 가야무덤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발굴조사를 통해 사각형 봉분과 봉분 주변에 깬돌을 깔아 만든 배수로 역할의 박석(薄石·얇고 넓적한 돌) 시설, 무덤 주변의 담장인 곡장(曲墻)이 발견돼 전형적인 고려시대 무덤으로 드러났다.
석실 규모는 길이 2.7m, 높이 1.6m, 너비 1.2m다. 입구에는 커다란 액자 형태의 문틀 구조가 남았고, 문 기능을 한 거대한 돌도 발견됐다. 무덤 내부와 주변에서 청자 조각과 조선시대보다 이른 시기에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철못이 나왔다.
경남연구원은 “무덤 석실이 고려시대 지방 무덤 중에는 매우 크고 온전하게 보존됐다”고 설명했다. 합천 주변에 있는 밀양·거창의 고려시대 무덤과 비교해 석실 규모가 커서, 지방 향리보다는 신분이 높은 지배자급 인물이 잠들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1960∼1970년대에 도굴을 당해 청자 등의 유물이 없어졌다고 한다.
이번 조사는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유산협회가 중요 매장문화재 가치를 규명하기 위해 추진하는 ‘매장문화재 학술발굴조사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조사 성과 설명회는 16일 오후 2시 현장에서 열린다. 한국문화유산협회 유튜브 계정으로도 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