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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박수근·이우환까지..가을 덕수궁, 야외 미술관이 되다
등록 : 2020-10-27 09:46
아트 플랜트 아시아 2020:토끼 방향 오브젝트
한국 근현대 거장·주목할 만한 아시아 작가 참여

[서울신문]

덕수궁 석어당에 걸린 이불 작가의 설치 작품 ‘키아즈마’.연합뉴스

덕수궁 석어당, 준명당, 즉조당의 전각과 함녕전 행각 그리고 연못과 뒤뜰 등 가을빛이 완연한 고궁 곳곳에 한국미술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놓였다.

서울정동동아시아예술제위원회와 중구청이 주최하는 ‘아트 플랜트 아시아 2020: 토끼 방향 오브젝트’가 지난 23일부터 덕수궁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 근대사를 상징하는 정동 일대를 동아시아 문화예술 생산과 교류의 거점으로 삼으려는 취지로 마련한 첫 행사다.

전시 주제는 덕수궁이 위치한 정동(貞洞)과 발음이 같은 정동(正東) 쪽을 가리키는 옛말인 묘방(卯方·토끼 방향)에서 따왔다. 김환기, 박서보, 박수근, 김창열, 윤형근, 이우환 등 근현대 작가 11명과 강서경, 김희천, 양혜규, 이불 등 동시대 작가 19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로이스응, 호루이안, 호추니엔 등 주목할 만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시아 작가 3명도 참여했다.

임진왜란 후 선조가 환도해 승하할 때까지 거처한 유서 깊은 공간인 석어당에는 이불의 설치 작품 ‘키아즈마’가 걸렸다. 세포분열에서 염색체가 교차하는 현상을 연상하며 만든 기괴한 형상이 목조 건축물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외국 사신과 손님이 머물렀던 준명당에선 호추니엔의 ‘노 맨 Ⅱ´가 소개된다. 알고리즘으로 생성한 50여개의 상상 속 형상이 거울 위를 유령처럼 떠돈다.

고종이 커피를 즐기던 러시아식 건축물 정관헌에선 정은영, 차재민, 김희천의 영상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함녕전 행각에는 한국 전후 미술과 1970년대 미술 등 근현대미술을 나란히 전시했다. 야외 연못에는 비상(飛上)을 주제로 한 구동희의 조각 작품이, 뒤뜰에는 궁 내부 기물을 석탑 양식으로 복원한 최고은의 신작이 놓였다.

고궁이 전시 전용 공간이 아니다 보니 단점도 있다. 영상을 상영하는 곳 이외에는 내부 출입이 제한되고, 일부 작품 앞에 설치된 유리 벽에 빛이 반사돼 온전한 감상이 어렵다. 작품 보호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하나 아쉽다. 전시는 11월 22일까지. 덕수궁 입장료(1000원)만 내면 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출처:https://news.v.daum.net/v/20201027050746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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