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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후원, '리움' 건립까지.. 한국의 미술 지형 바꾼 이건희
등록 : 2020-10-26 13:03
'국보 100점 수집 프로젝트' 추진.. 가치 있는 물건엔 가격 안 따져

“문화적 특성이 강한 나라의 기업은 든든한 부모를 가진 것과 같다… 전통문화의 우수성만 되뇐다고 우리 문화의 정체성이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이 정말 ‘한국적’이라고 느낄 수 있을 때 문화적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수집한 '화조구자도'. /삼성미술관 리움

25일 별세한 이건희(78) 삼성그룹 회장은 우리 문화 발굴과 후원에 적극적인 문화인이었다. 특히 ‘문화재 수집광’이라 할 정도로 미술 분야에 애착이 컸다. 삼성가(家) 사립 미술관 ‘호암미술관’ 부관장을 지낸 이종선(72)씨는 “시작하면 끝을 보는 이건희 회장의 성격은 도자기 수집에서도 빛이 났다”며 “유약 감별법 등을 공부하고, 복제품을 제작해 안료 색을 비교하는 등 전문가 뺨치는 감정(鑑定) 실력을 갖췄다”고 회술했다. “가치 있는 물건이라 판단하면 값을 물어보지도 깎지도 않았다”고도 했다.

수집은 돈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며, 안목과 의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 회장은 이른바 ‘국보 100점 수집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특급 한 점이 다른 수집품의 가치를 올려준다”는 이른바 ‘명품주의’ 수집관에서 비롯한 기획이었다.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에는 ‘매화대나무무늬항아리’(국보 219호) 등 국보·보물 150여 점이 소장돼 있다. 조선시대 화가 이암의 ‘화조구자도’(보물 1392호)는 자칫 북한으로 넘어갈 뻔했으나 이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TV 1003대로 이뤄진 백남준 '다다익선'. /국립현대미술관

현대미술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회장은 1987년 현대화랑 주선으로 미디어 작가 백남준과 만났고, 이후 정식 후원 계약이 성사돼 백남준은 일본산(産) 소니 TV 대신 삼성전자 TV를 작품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브라운관 TV 1003대로 제작한 백남준의 대표작 ‘다다익선’도 삼성전자 후원으로 이뤄진 것이다. ‘삼성미술관 리움’ 건립은 국내 미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삼성문화재단 이사장 재직 당시 이 회장이 추진해 2004년 서울 한남동에 개관한 이 공간은 자타 공인 국내 최고 수준 미술관 기능을 하고 있다. 삼성문화재단 측은 “문화 경쟁력을 위해 생활 속에서 문화 역량을 높일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출처:https://news.v.daum.net/v/2020102603084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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