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국내 유일하게 존재하는 '정옹집(靜翁集)'과 과거부터 대대손손 물려져 온 '동의보감' 등 고문헌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국립중앙도서관은 13일부터 본관 5층 고문헌실에서 고문헌 기증전시 제2회 '기증인이 직접 쓴 기증이야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국립중앙도서관에 고문헌을 기증한 기증인 중 9명을 선정하고, 기증인에게 직접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기획됐다. 9명이 기증한 기증자료 170종 246점을 감상할 수 있다.

가장 많은 자료를 기증한 윤성익 기증인은 세조 비 정희왕후와 중종 비 문정왕후를 배출한 파평 윤씨 정정공파 집안의 종손이다. 그는 조선후기 문인인 윤창렬의 개인 문집이자 국내 유일본인 '정옹집' 등 81종 121점을 기증했다.

윤성익 기증인은 "저의 선친께서 6·25 전쟁 때 부엌 바닥의 땅을 파서 대대로 보관해온 이 자료들을 묻고 그 위에 나뭇가지를 덮어 위장하고 피난 다녀오면서 지켜냈던 소중한 고문헌들"이라고 소개했다.

이병호 기증인은 '동의보감' 등 다량의 의학서를 기증했다. 총 53종 75점이다.

그는 "증조부가 종손인 저의 아버지에게 농사일을 시킬 수 없다고 하면서 한의사를 초빙해 한의학을 공부하게 했다. 기증자료 중 보존 가치가 있는 것은 '동의보감'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주역 연구로 평생을 보낸 한학자 아버지가 저술한 자료를 기증한 김포옥 전 전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도 있다.

김 전 교수는 "평생을 주역 연구와 역서의 집필로 삶을 보낸 선친께서 어린 저에게 한시문을 읽어주고, 그림으로 역서의 괘를 설명해주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전했다.

안혜경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사는 "가치 있는 자료들을 한 집안, 문중에만 국한하지 않고 국민 모두와 함께 나누고자 기증이라는 아름다운 결정을 내려준 기증인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전시를 개최하게 됐다"며 "더불어 기증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고문헌의 연구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코로나19 여파로 사전예약자에 한 해 관람가능하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온라인 영상으로도 제작해 도서관 유튜브를 통해 향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과는 오는 14일 오후 2시 도서관 개관 75주년을 맞아 인문학 특별강연 '세계기록유산과 동의보감'을 진행할 예정이다.내 년 3월2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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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s://news.v.daum.net/v/202010131335387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