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영화 '타짜' 등의 촬영지로 유명한 군산 중국집 '빈해원'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빈해원을 포함해 1930년대~1960년대에 지은 건물 일곱 곳을 문화재로 등록하고, 1908년 세워진 '구 군산세관 본관'을 사적으로 지정했다고 6일 전했다.
빈해원은 화교인 왕근석씨가 1950년대에 창업한 군산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 음식점이다. 1965년에 현재 건물로 옮겼고, 1970년대에 증축했다. 철근 콘크리트와 벽돌로 쌓은 2층 건물로, 내부는 개방된 느낌이 강하다. 보존 상태가 나쁘지 않고 군산의 생활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운영 중인 식당이 문화재로 등록된 사례는 고창 조양식당 정도다.
'구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청 관사'와 '군산 구 남조선전기주식회사', '구 조선운송주식회사 사택'도 함께 문화재가 됐다. 1940년에 건립된 구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청 관사는 일본식과 서양식이 어우러진 화려한 건축기법이 특징이다. 구 남조선전기주식회사와 구 조선운송주식회사 사택은 각각 군산의 전기산업과 유통산업 발전 과정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모두 1930년대에 완공됐다. 남조선전기주식회사는 모더니즘 경향의 외관과 계단실, 조선운송주식회사 사택은 잘 보존된 세부 건축기법이 돋보인다.
사적 제545호로 지정된 구 군산세관 본관은 개항 초기 우리나라에 도입된 서양식 건축기법을 엿볼 수 있는 건물이다. 옛 서울역사와 한국은행 본관에 앞서 지어졌다. 건립 당시에는 감시계 청사, 감시 망루 등이 있었으나 지금은 본관과 창고만 남았다. 본관은 관세청이 호남관세박물관으로 사용한다.
군산 지역 밖에서는 '칠곡 왜관성당'과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구 본관', '파주 구 교하면사무소'가 문화재로 등록됐다. 칠곡 왜관성당은 독일인 신부 알빈 슈미트가 1966년에 설계한 건물이다. 기존 건축양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공간 구조를 갖췄다. 전남대 의대 구 본관은 한국전쟁 기간인 1951년에 완공된 모더니즘 스타일의 3층 건물이다. 광주의대 본관과 전남대 본부를 거쳐 전남대 의학박물관으로 이용된다. 파주 구 교하면사무소는 1957년에 석재로 마감한 관공서 건물이다. 정면 현관 상부를 동물과 무궁화 문양으로 처리한 점 등이 특징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날 우리나라 최초의 국정 미술교과서인 '도화임본(圖畵臨本)'과 한옥 성당 '통영 황리공소'를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국립중앙도서관 소장품인 도화임본은 1906년 제정된 보통학교령 시행규칙에 따라 1907년∼1909년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생활모습과 자연 풍경을 묘사한 그림이 수록됐고, 서양화법 도입 과정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1934년에 지어진 통영 황리공소는 영남 남부 해안에서 천주교의 거점 역할을 한 건물이다. 공소(公所)는 본당보다 작아 신부가 상주하지 않는 교회를 말한다. 근대에 천주교가 토착화할 때 한옥이 변모한 흔적을 살필 수 있다는 점 등에서 문화재 가치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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